절기설교_ 오멜 카운팅

텔아비브욥바교회 설교 2019년 4월 27일 이익환 목사

절기설교_ 오멜 카운팅

안식일 이튿날 곧 너희가 요제로 곡식단을 가져온 날부터 세어서 일곱 안식일의 수효를 채우고 일곱 안식일 이튿날까지 합하여 오십 일을 계수하여 새 소제를 여호와께 드리되 너희의 처소에서 십분의 이 에바로 만든 떡 두 개를 가져다가 흔들지니 이는 고운 가루에 누룩을 넣어서 구운 것이요 이는 첫 요제로 여호와께 드리는 것이며 (레 23:15-17)

우리는 살면서 날자를 셀 때가 있다. 군인들은 입대하면서부터 제대할 날자를 센다. 결혼을 앞둔 연인들은 결혼식이 얼마 남았는지 손꼽아 기다린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날자를 세고 있는가? 유대인들은 지금도 유월절부터 오순절까지 50일이라는 기간동안 날자를 센다. 그것을 오멜카운팅이라고 한다. 그들이 이것을 왜 하는지 살펴보며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

레 23:15, “안식일 이튿날 곧 너희가 요제로 곡식단을 가져온 날부터 세어서 일곱 안식일의 수효를 채우고” 여기서 곡식단, 즉 오멜을 세는 것이 히브리어로 ‘세피랏 하 오멜 (ספרת העמר)’이다. 오멜은 보리 한 단을 말한다. 2.2리터로 하루 분의 양식이다. 광야에서도 이스라엘 백성이 거두었던 하루 분의 만나가 바로 한 오멜이었다.

2019년 4월 26일 브엘세바 근처 보리밭

유월절은 보통 보리를 수확하는 시기다. 성전이 있던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월절 안식일이 지나고 다음 날 동이 트면 처음 수확한 보리 한 오멜을 성전에 가지고 간다. 그것을 하나님께 흔들어 올리며 요제로 드린다. 이것이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는 초실절이다. 초실절은 히브리어로 비쿠림(בכורים)이다. בכור (베코르), 즉 장자라는 말에서 온 것이다. 첫열매를 드린다는 것은 앞으로 행할 모든 추수의 주인이 하나님이며 하나님이 모든 수확을 지켜주실 것을 간절히 바라는 염원이 담겨져 있다.

유월절 양 잡는 시각에 죽으신 예수님은 안식일 다음 날 초실절의 예물을 드리는 시각에 부활하셨다. 바울은 그 사실을 이렇게 표현한다. 고전 15:20,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 예수님은 모든 영혼들의 추수를 앞두고 가장 먼저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은 첫열매, 즉 장자(베코르)로 하나님께 드려진 것이다.

레 23:16, “일곱 안식일 이튿날까지 합하여 오십 일을 계수하여 새 소제를 여호와께 드리되 유대인들은 초실절로부터 일곱 안식일, 일주일이 7일이니까 7X7, 즉 49일을 세어나간다. 그리고 50번째 날이 오순절인데, 유대인들은 이 날 추수한 밀을 성전으로 가져가 새 소제로 여호와께 드렸다. 결론적으로 유대인들이 유월절부터 오멜을 세는 것은 오순절에 이르러 풍성한 수확을 바랬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언제든지 쌀과 곡식을 사서 먹을 수 있었지만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한 해 수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었다. 특히 이스라엘 땅은 나일강이 있었던 애굽과 달리 하나님이 적당한 때 비를 주셔야만 수확할 수 있는 땅이었다. 성경은 그 땅을 이렇게 묘사한다. 신 11:10-12, 네가 들어가 차지하려 하는 땅은 네가 나온 애굽 땅과 같지 아니하니 거기에서는 너희가 파종한 후에 발로 물 대기를 채소밭에 댐과 같이 하였거니와 너희가 건너가서 차지할 땅은 산과 골짜기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이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돌보아 주시는 땅이라 연초부터 연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 신 11:16-17, 너희는 스스로 삼가라 두렵건대 마음에 미혹하여 돌이켜 다른 신들을 섬기며 그것에게 절하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진노하사 하늘을 닫아 비를 내리지 아니하여 땅이 소산을 내지 않게 하시므로 너희가 여호와께서 주신 아름다운 땅에서 속히 멸망할까 하노라 오순절에 풍성히 수확할 수 있는 조건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들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었다. 하나님께 마음을 지키고 우상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었다. 그랬을 때 하나님께서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적당히 내리셔서 풍성한 수확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5월 갈릴리 근처 밀밭에서 밀이 추수를 기다리고 있다.

오멜 카운팅을 하는 7주간은 밀이 익어가는 시간이다. 그래서 이 오멜 카운팅을 하는 기간에는 날씨가 수확을 결정했다. 가장 이상적인 날씨는 오멜 카운팅 첫주간에는 비구름을 동반한 북서풍이 불고, 나머지 6주간에는 뜨겁고 건조한 남동풍이 부는 것이다. 그래야 밀수확이 잘 된다고 한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마음을 졸이며 오멜카운트를 해 나갔던 것이다. ‘하 욤 욤 에하드 바오멜, 오늘은 오멜 첫째날입니다’ 이렇게 해서 50일까지 세 나간다. 오멜을 세며 그들은 자신들의 기대를 하나님께 두었던 것이다.

그런데 성전이 파괴된 이후 유대인들은 더이상 소제와 전제물을 성전에 드릴 수 없게 되었다. 성전 파괴 이후 유대인들은 오멜 카운팅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오순절이 바로 자신들이 토라는 받은 날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월절 출애굽을 하면서 정확히 50일 후에 토라가 주어질 것에 대해 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출애굽 구원 이후 자신들에게 주실 토라를 열망하며 날짜를 카운트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2세기 유대인 철학자 마이모니데스는 이렇게 말했다. ‘노예의 신분에서 풀려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법(토라)이 주어졌을 때 비로소 그들은 진정한 자유를 가질 수 있었다.’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구원의 시작이었던 유월절은 오순절을 통해서 완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흔히 유대인들은 시내산에서 토라는 받는 날을 결혼식에 비유한다. 자신들이 하나님과 결혼한 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혼 언약의 증서로 십계명이 새겨진 두 돌판을 받았다는 것이다. 결혼은 신랑과 신부의 온전한 연합, 에하드의 연합(אחד, one)이 이루어지는 날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매년 자신들이 하나님의 신부로 부름받은 유월절부터 하나님과의 언약식이 있었던 오순절까지 날자를 세며 다시금 하나님께 그들의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신약 시대에 오멜을 세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부활하신 예수님은 40일동안 하나님 나라에 대해 가르치시면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행 1:4-5, 사도와 함께 모이사 그들에게 분부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하셨느니라 예수님은 이 말씀을 남기시고 하늘로 올라가셨다. 유월절 십자가 죽음, 3일 뒤 부활, 그리고 40일간의 제자들과의 동행, 그리고 승천하신 것이다. 이제 오순절까지 남은 시간은 일주일이었다.제자들과 남은 자들은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마가다락방에 모였다. 약 120명이었다. 행 1:14, 여자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아우들과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더라 그들은 오멜을 세는 그 기간에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성령이 임하길 기다리며 하루 하루를 카운트해나갔을 것이다.그리고 마침내 오순절 날이 이르렀을 때 그들은 약속대로 성령의 세례를 받는다. 구약의 오순절이 토라를 받은 날이라면, 신약의 오순절은 성령을 받은 날이 된 것이다. 이날 모였던 사람들의 구원은 예수님이 유월절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이미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구원은 오순절날 성령을 받음으로 비로소 완성된다. 하나님의 성령이 그들의 마음에 임하자 그들의 성품과 관점과 삶이 바뀐다.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던 소심한 베드로도 이 날 이후 완전히 달라진다. 이후 그들은 하나님 나라의 열매 맺는 일에 자신의 삶을 헌신하게 된다.

결국 오멜을 세는 것은 오순절을 통해 시작될 풍성한 추수를 위함이다. 예수님은 대제사장과 백성의 장로들 앞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마 21:43,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의 나라를 너희는 빼앗기고 그 나라의 열매 맺는 백성이 받으리라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열매맺는 백성이 되기 원하신다는 사실이다. 하나님 나라의 열매는 어떻게 맺는가? 인간적인 열심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 성령이 임해야 한다. 성령을 통해 우리의 성품과 관점과 삶의 목적이 바뀌어야만 하나님나라의 열매맺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유대인이었던 베드로도 성령을 통해 관점이 바뀌었기에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관점이 죽고 하나님의 뜻과 온전히 하나되는 에하드의 연합이 이루어졌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오순절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 에하드의 연합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하나님의 언약백성이 탄생했다.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서 성령 하나님과 제자들 사이에 에하드의 연합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교회가 탄생했다. 주님과 하나되는 연합이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우리에게도 이루어지길 축원한다. 성령이 임할 때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도, 모든 관계 속에도 온전한 에하드의 연합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이 오멜 카운트 일곱번째 날이다. 오순절까지 43일이 남았다. 유월절은 오순절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유월절 어린양의 피로 살아서 출애굽을 했다. 그러나 오순절 시내산에서 토라을 받음으로 비로소 하나님의 언약백성이 되었다. 우리 삶에도 예수님을 통해 구원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다. 성령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의 언약이 가슴에서 살아 숨쉬는 하나님의 언약백성이 되는 것이다. 지금 나의 삶이 성령과 무관하다면 여러분은 다락방에 남아 오로지 기도로 자신들을 준비했던 제자들처럼 성령충만을 받기 위해 자신을 준비하며 기도해야 한다. 성령을 통해 나의 관점이 죽고 하나님의 관점이 임해야 우리 삶에 하나님 나라의 열매가 맺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오멜 카운팅을 통해 성령 하나님의 새로운 관점이 내 삶에 부어지도록 기대하며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유월절이 끝나간다. 그러나 유월절은 오멜 카운트를 통해 오순절과 연결된다. 유월절이 구원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라면, 오순절은 시작된 구원을 완성하는 절기인 것이다. 이 유월절과 오순절 사이에서 우리 역시 기대감을 가지고 우리의 구원을 완성해야 한다. 우리의 삶에서 맺게 될 하나님 나라의 열매를 바라보며, 성령이 우리에게 부어지도록 날마다 손꼽아 기대하는 삶이 되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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