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라포션 42 아말렉에 대한 기억

텔아비브 욥바교회 2020년 8월 29일 설교 이익환 목사

토라포션 42 아말렉에 대한 기억

그러므로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어 차지하게 하시는 땅에서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사방에 있는 모든 적군으로부터 네게 안식을 주실 때에 너는 천하에서 아말렉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리라 너는 잊지 말지니라” (신 25:19)

해마다 부림절이 다가오면 유대인들이 그 주 샤밧에 읽는 성경본문이 있다. 바로 오늘 우리가 읽은 신명기 말씀이다. 주된 내용은 아말렉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리라는 것이다. 유대인들을 전멸하려 했던 하만이 바로 아말렉 왕 아각의 후손이었기 때문에 그와 함께 아말렉에 대한 모든 기억을 지우라는 것이다. 그런데 기억을 지우라는 말 뒤에 ‘너는 잊지 말지니라’는 명령이 덧붙여져 있다.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매년 이 사건을 기억하면서 아말렉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 오늘은 아말렉에 대한 기억을 지우라는 명령이 무슨 뜻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영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며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

하나님은 왜 아말렉 족속에게 화가 나신 걸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출애굽 당시 아말렉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데 있다. 이스라엘이 출애굽하고 르비딤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아말렉 족속이 나타났다. 이스라엘 백성으로서는 광야에서 맞이한 최초의 전쟁이었다. 이 전쟁에 맞서기 위해 여호수아가 부대를 이끌고 출격했다. 모세는 아론과 훌과 함께 산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이 전쟁은 참 희한한 전쟁이었다.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겼다. 그러나 모세의 팔은 곧 피곤해졌다. 계속 들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론과 훌은 돌을 가져다 모세 아래 놓고 모세를 그 위에 앉힌다. 그리고 자신들은 양쪽에서 모세의 손을 붙들고 서 있게 된다. 성경은 모세의 손이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않았다고 기록한다. 결국 여호수아는 아말렉을 무찌르게 된다. 전쟁의 승패는 전력에 있지 않았다. 하나님께 든 손에 있었다.

전쟁 후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출 17:14,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것을 책에 기록하여 기념하게 하고 여호수아의 귀에 외워 들리라 내가 아말렉을 없이하여 천하에서 기억도 못 하게 하리라” 기록은 이후 세대를 위한 것이다. 하나님은 이제 가나안에 들어가게 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신명기서를 통해 다시 한번 아말렉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신 25:17-18, “너희는 애굽에서 나오는 길에 아말렉이 네게 행한 일을 기억하라 곧 그들이 너를 길에서 만나 네가 피곤할 때에 네 뒤에 떨어진 약한 자들을 쳤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아니하였느니라” 자 여기서 하나님이 아말렉에게 화가 나신 이유가 구체적으로 나온다. 첫번째 이유는 아말렉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피곤할 때 뒤에 떨어진 약한 자들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약한 자들의 하나님이시다. 토라의 많은 부분이 약한 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계명임을 볼 때 하나님이 약한 자들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시는지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런데 아말렉은 야비하게도 앞에서 공격하지 않고 뒤에 있는 약자들을 공격한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아말렉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셨다는 사실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출애굽이라는 구원 역사를 시작하셨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그들을 공격했던 것이다.

그런 아말렉을 향해 하나님은 다음과 같이 선전포고를 하셨다. 출 17:16, “이르되 여호와께서 맹세하시기를 여호와가 아말렉과 더불어 대대로 싸우리라 하셨다 하였더라” 자 그런데 이 16절의 난하주를 보면 이 구절은 이렇게 해석될 수도 있다. 여호와의 보좌를 향해 손을 들었으니 여호와가 아말렉과 더불어 대대로 싸우리라” ‘키 야드 알 케쓰 야흐 (יה כס על יד כי)’가 원래는 ‘키 야드 알 키쎄 아도나이(יויה אכס על יד כי)’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 랍비 라쉬의 주장이다. 하나님의 보좌는 하나님의 권위와 통치의 상징이다. 아말렉은 바로 이 하나님의 권위에 도전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아말렉과 더불어 대대로 싸우시겠다고 선포한다. 여기서 ‘대대로’는 히브리어로 ‘미도르 도르(דר מדר)’이다. ‘세대에 세대를 이어서’, ‘영원히’라는 뜻이다. 아말렉과의 전쟁은 한 세대로 끝나지 않는 전쟁이었다. 아말렉은 대대로 이스라엘을 괴롭히고 그들의 전멸을 원하는 원수로 연이어 등장한다.

아말렉 족속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창세기서를 보자.창 36:12, “에서의 아들 엘리바스의 첩 딤나는 아말렉을 엘리바스에게 낳았으니 이들은 에서의 아내 아다의 자손이며” 여기서 아말렉이 나온다. 아말렉은 에서의 손자였다.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에서와 야곱은 쌍둥이였다. 엄마 리브가의 태중에서부터 이 둘은 서로 싸웠다. 하나님은 리브가에게 다음과 같은 예언의 말씀을 주셨다.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 이후의 스토리는 우리가 너무도 잘 안다. 야곱은 에서의 장자권과 아버지의 축복을 가로챘다. 에서는 그런 야곱을 한 때 죽이기 원했다. 물론 화해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장자의 축복을 빼앗긴 후 에서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가히 짐작이 가능하다. 그는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자에 대한 원한과 분노를 곱씹으며 살았을 것이다. 아말렉은 그런 에서의 손자로 한 집안에서 자라났다. 그는 선택 받은 야곱의 자녀들에 대한 에서의 병적인 증오를 흡입하며 자랐을 것이다. 그의 후손은 아말렉이란 나라가 되었고 그들은 이스라엘의 남쪽 네게브 광야지대에서 살았다.  

아말렉은 이후 사사 기드온 시대에 이스라엘의 농작물과 가축을 약탈하는 족속으로 등장한다. 삿 6:3-4, “이스라엘이 파종한 때면 미디안과 아말렉과 동방 사람들이 치러 올라와서 진을 치고 가사에 이르도록 토지 소산을 멸하여 이스라엘 가운데에 먹을 것을 남겨 두지 아니하며 양이나 소나 나귀도 남기지 아니하니” 약 400년간의 사사시대가 끝나고 아말렉은 사울 왕정시대에 다시 성경에 등장한다. 이 때 하나님께서는 사울왕에게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명령을 내리신다. 삼상 15:2-3,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아말렉이 이스라엘에게 행한 일 곧 애굽에서 나올 때에 길에서 대적한 일로 내가 그들을 벌하노니 지금 가서 아말렉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되 남녀와 소아와 젖 먹는 아이와 우양과 낙타와 나귀를 죽이라”

사울은 이 때 아말렉을 진멸하지 않고 아각왕을 살려준다.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한 것이다. 불순종의 댓가는 컸다. 아말렉을 진멸하지 않은 결과 사울의 왕위는 폐위되고 만다.

시편 83편 아삽의 시에 의하면 아말렉은 이스라엘의 멸절을 원하는 이스라엘의 적으로 묘사된다. 시 83:3-7, “그들이 주의 백성을 치려 하여 간계를 꾀하며 주께서 숨기신 자를 치려고 서로 의논하여 말하기를 가서 그들을 멸하여 다시 나라가 되지 못하게 하여 이스라엘의 이름으로 다시는 기억되지 못하게 하자 하나이다 그들이 한마음으로 의논하고 주를 대적하여 서로 동맹하니 곧 에돔의 장막과 이스마엘인과 모압과 하갈인이며 그발과 암몬과 아말렉이며 블레셋과 두로 사람이요…”

기원전 5세기경 페르시아 제국 시대에 아말렉은 다시 등장한다. 물론 아말렉이란 족속은 앗수르와 바벨론 제국을 거치면서 역사적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페르시아 시대에 아각사람 하만이 ‘유다인의 대적’(더 3:10)으로 등장한다. 그는 아말렉왕 아각의 후예였던 것이다. 그로 인해 페르시아 제국 내의 모든 유대인들이 진멸 당할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그리고 기원전 1세기 로마제국 시대에 헤롯이 이스라엘의 분봉왕으로 등장한다. 그는 이두매 출신이었다. 에돔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남유다가 멸망하자 이스라엘 남쪽으로 올라와 살았는데 그들이 이두매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바로 에서의 후예들이었던 것이다. 에서의 후예인 헤롯은 메시야로 오신 예수를 죽이기 위해 베들레헴의 두 살 이하의 모든 영아들을 살해하라고 명령하고 이를 시행했던 것이다.  

이처럼 아말렉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방해하는 악의 세력으로 세대를 이어 등장했다. 구약학자인 앙드레 라콕은 이렇게 말한다. “아말렉은 세상가운데 영원히 존재하는 악의 상징이자 이스라엘이 가는 곳마다 만나게 되는 원수를 상징한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자신들을 박해하거나 죽이려 했던 적들을 지칭하는 말로 ‘아말렉’이란 명칭을 사용한다.

정리하자면 아말렉은 하나님이 선택하신 백성의 파멸을 원하는 세력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장 약한 자를 뒤에서 공격하는 하나님 나라 백성들의 적인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유대인들을 진멸하고, 또 메시아를 죽이기 원했던 악의 실체였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하나님 나라의 구원 역사를 진행하기 위해 야곱의 선택하셨다면, 사탄은 그 하나님의 역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에서의 후예인 아말렉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두 민족의 싸움은 어느 한 민족이 멸망해야 끝나는 싸움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너는 천하에서 아말렉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리라”고 명령하신 것이다.이것은 하늘 아래에서 벌어지는 모든 아멜렉의 세력에 대항하여 싸우라는 명령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백성들의 전생애를 통해서 흑암의 세력들과 영적전쟁을 수행하라는 요청인 것이다.

악은 하늘 아래 존재하고 활동하는 실체이다. 우리는 그냥 앉아서 악의 활동을 방관할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을 무시할 수도 없고,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갈 수도 없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그리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기를 힘쓰는 자들이라면 반드시 맞닥뜨리게 되는 세력이 바로 아말렉인 것이다. 역사상 존재했던 아말렉은 지금도 하나님께서 택하신 백성들을 공격하고 무너뜨리려는 영적인 실체이다. 이 아말렉의 영은 우리의 데스티니가 하나님의 뜻대로 진행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이 땅에서 진행되는 것을 방해한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약한 자와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를 공격하는 세력은 이 아말렉의 영에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 아말렉의 영과 싸우지 않으면 아말렉의 세력은 오히려 우리를 파괴할 것이다. 우리의 운명, 우리의 신앙,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지위를 흔들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 아말렉의 세력과 싸울 수 있을까? 모세는 그가 하나님께 두 손을 들었을 때 아말렉을 물리칠 수 있었다. 마찬가지다. 우리는 하나님께 우리의 손을 들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 손을 든다는 것은 내가 하나님의 권세와 능력 앞에 전적으로 복종하겠다는 믿음의 표현이다. 우리는 모든 권세가 하나님께 있다는 믿음으로 아멜렉의 영을 대적해야 한다. 사탄을 무력화시킨 예수님의 보혈과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신 예수 그리스도, 그 이름의 권세로 우리는 아말렉의 영을 상대해야 한다. 그것은 악한 세력의 이름을 부르며 그 위에 영적 권위를 행사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전투력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다. 바울은 말한다. 고후 10:4-6,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육신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 너희의 복종이 온전하게 될 때에 모든 복종하지 않는 것을 벌하려고 준비하는 중에 있노라” 우리의 무기는 하나님이다. 하나님의 능력은 원수의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 아말렉의 세력과 대대로 싸우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우리의 복종이 온전하게 될 때 하나님은 모든 복종하지 않는 것을 벌하시고 심판하실 것이다. 

주님이 다시 오시기 전까지 어둠의 세력은 어느 세대에서나 계속 등장할 것이다. 그들은 예상하지 못한 경로로 다가와 우리의 뒤, 가장 약한 곳을 공격할 것이다. 약한 자를 괴롭히며, 우리가 가진 것을 강탈하며, 하나님이 선택하신 자녀들을 조롱하고 무너뜨리려 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와 대대로 싸우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분이 우리의 승리의 깃발이 되실 것이다. 모세가 승리한 후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여호와 닛시’라 불렀다. ‘여호와는 나의 깃발’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모든 악에 대항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높이 들 때, 여호와는 우리의 승리의 깃발이 되실 것이다. 악한 자들의 모든 참소 앞에 우리가 어린 양의 보혈을 선포할 때, 우리는 우리를 진멸하려는 모든 아말렉의 세력을 이기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사방에 있는 모든 적군으로부터 우리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실 때가 반드시 올 것이다.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주시는 날이 올 것이다.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않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경험하는 때가 올 것이다. 그 때 천하에서 아말렉에 대한 모든 기억들은 지워질 것이다. 결국 아말렉에 대한 기억을 지우라는 명령은 주님이 다시 오시는 메시아 왕국에서 궁극적으로 성취될 것이다. 그 날이 오기까지 악에게 지지 않고, 악한 자들의 견고한 진들을 파하며, 믿음의 선한 싸움을 감당하는 주의 백성들이 되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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